| 학생공휘성망묘갈명(學生公諱成望墓碣銘)
나의 존경하는 벗 조군 홍섭(洪燮)이 그의 六세조 행략을 가지고 나를 찾아와 묘갈을 청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는 불초가 스스로 기록한 六세조의 행략인데 다만 상하 세계의 생졸 묘소 뿐이요, 그 사행에 대하여는 글이 부족하여 기록하지 못하였으니, 그대가 내 말을 믿고 찬술하여 주시오』 하였다. 그 사람됨이 충실하고 사색이 강직하므로 사절치 못하였다.
삼가 그 장문을 살피니, 공의 휘는 성망(成望)이요, 자는 사집(士集)이며 옥천조씨는 고려 중엽으로부터 훈작이 혁혁하여, 동방에 혁혁한 성씨가 되었고 시조는 고려 광록대부 검교대장군 문하시중 휘 장(璋)이요 四세에 이르러 휘 원길(元吉)은 대광보국 광록대부 검교 문하시중 옥천부원군에 시호는 충헌(忠獻)이며, 생휘 유(瑜)는 문과 중현대부 전농시 부정으로 고려가 망함에 구주를 사모하여 숨어살며 의리를 지키니 태종조(太宗朝)에서 자헌대부 한성판윤으로 자주 불러도 나아가지 아니함으로 세종조(世宗朝)에서 효자 정문을 세워 충효를 아울러 포양한 후에 겸천서원에 배향하였다. 생휘 숭문(崇文)은 무과 병마절도사로 세조 병자 六신 참화에 아들 휘 철산(哲山)과 함께 순절하여 자헌대부 병조판서를 증직하고 시호는 절민이며 장릉단 숙모전 및 겸천사에 배항하였다. 증조 휘 원율(元律)은 선교랑으로 행직 의금부 도사요, 조의 휘 진구(晋耈)는 문학과 행의로 향당에 모범이 되었으며 고휘 윤(玧)은 과문(科文)을 잘하고 필법이 절묘하여 자주 향시(鄕試)를 보았으나 운수가 없어 마침내 등과를 못하니 향당이 애석하게 여겼다. 비는 경주김씨(慶州金氏) 중휘(重輝)녀와 계비는 낙안김씨(樂安金氏) 상건(尙乾)녀인데 공은 계비 소생이다.
공이 일찍 정훈을 이어받아 공거업(公車業)을 힘쓰다가 성현지학이 아님을 깨닫고 마침내 위기지학을 힘써 효제 충신과 예의 염치를 몸소 실천하니, 향방이 그 독행을 칭송하였다. 몸소 갈아 씨뿌리고 거두며 근검 치산하니 가산이 점차 풍요함으로 빈민을 구휼하고 일찍 곤궁한 자에게 돈을 빌려 주었다가 문권을 소화하고 의리를 보인것은 일신의 선행이요 향방의 미담이 되었다.
임신(壬申) 五월 十二일 향년 五十一세로 별세하니 순천 주암면 오산리 후 송정 유좌원에 안장하고 배는 금성정씨(錦城鄭氏) 성년(星年)의 딸로 곤범이 현숙하더니 공보다 三년 먼저 별세하고 소생이 없어 아우 두망(斗望)의 아들 이하(頤夏)로 후사를 삼았다. 아들은 기언(基彥)이요, 딸은 진천(鎭川) 송학룡(宋學龍)처며, 기언의 四남은 진화(鎭和)·진필(鎭弼)·진교(鎭皦)·진삼(鎭三)이고 녀는 광산(光山) 김계현(金啓鉉)처요, 나머지는 다 기록하지 않는다. 새겨 말하기를,
충신 후손이요, 효우 가정이라. (忠臣後裔 孝友家庭) 효우를 미루어 육행을 이루었다. (孝友之推 六行遂型) 대자리로서 종을 친것 같으니 감히 갈명이라 말하겠는가. (以筵撞鍾 非敢曰銘)
선산(善山) 유종무(柳鍾茂) 삼가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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